사회치유 대안

기독교 윤리의 핵심

기독교 윤리의 핵심적인 근거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리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마22:39)는 예수님의 명령에 있다. 예수님에게 이웃 사랑은 곤경에 처해 있는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그의 권리를 되찾아 주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와 함께 괴로워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오늘의 언어 표현을 사용해 보면 예수의 이웃 사랑은 "연대성"으로 번역될 수 있다.

연대성은 크게 협의의 연대성과 광의의 연대성으로 나뉠 수 있다. 좁은 의미의 연대성이란 자신의 권리를 관철시키려고 하는 개인이나 집단에게 도움을 주는 태도를 뜻한다. 반면 넓은 의미의 연대성은 어떤 개인이나 집단에 대해 특정한 사회 구성원들이 원조하는 행위 방식일 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원들로 하여금 이런 행동 양식을 갖도록 유도하고 촉진하는 사회제도나 사회질서의 원칙까지도 지칭하게 된다. 이렇게 연대성을 넓은 의미로 이해하게 될 때 그것은 분배정책과 연결될 수 있다.

자기 책임이 전제되지 않는 연대성은 개인이나 집단의 독립성을 약화시키면서 동시에 의존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 이럴 경우 개인 혹은 집단의 창발성과 자기 개발 의욕을 충분히 살릴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이런 개인이나 집단이 많아지게 되면 사회 전체의 활력과 성장 잠재력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자기 책임적 연대성은 단순한 형태의 연대성이 강조될 때 발생할 수 있는 개인이나 집단의 도덕적 해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분배정책의 대안

정부와 교회가 사회적 책임 연대성을 목표로 현실 경제에 적용시키기 위해서는 몇가지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1) 부가 소수 계층에로 집중하지 않도록 한다.
2) 노력없이 얻어진 불로 소득은 가능한 억제시킨다.
3) 일할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들에게 최저 생계비를 지원해 준다.
4) 가계들이 안고 있는 특별한 경제적 부담들을 경감시켜 준다.
5) 부를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균등하게 한다.
6) 사회 구성원들로 하여금 가능한 더욱 균등히 한다.
7) 동일한 성과에 대해서 동등한 소득을 얻게 하고 동일하지 않은 성과에 대해서는 소득에 차등을 두도록 한다.
8) 일할 능력과 의지는 있으나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의 처지를 고려해 준다.

한국교회의 역할

한국 교회는 정부 그리고 NGO와 연대하여 모든 사회 구성원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경쟁에서 밀려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일에 전력해야 할 것이다. 특별히 개별 교회 내에 고용되어 있는 이들 사이의 분배문제와 교회들 간의 빈부 격차의 문제를 더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한편 한국교회는 자신의 복지활동을 더 강화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능력만으로 기존의 복지제도가 보유하고 있는 보장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복지제도의 보장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역할 분담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실제로 세계의 많은 나라들은 복지 제공을 공공 부문이 전담하는 복지국가에서 참여 주체가 다양화되는 복지사회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에 발 맞추어 교회도 정부의 복지활동을 보완해줄 수 있는 민간 부문의 중추적 복지 기구로 자리 잡아 가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소득 분배가 악화되고 있는 핵심적인 원인이 실업에 있는 만큼 정부 및 NGO와 협력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자신의 내부적 역량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히 교회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근로자를 고용하는 기관인 만큼 일자리 공급자로서 자신의 위상을 더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이런 인식을 토대로 하여 한국교회는 개별 교회들 내에서, 그리고 그들이 운영하고 있는 기관들 내에서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21세기 시민사회는 자율적이며 스스로 행동하는 주체적이며 소신껏 말을 할 수 있는 정신적 억압에서 벗어난 사람들이다. 그리고 자신의 창조적인 문화유산을 지키고 이어가는 사람들의 공동체적 사회를 말한다. 그만큼 시민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변혁과 문화운동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시민사회의 확장을 위한 시민운동자체가 시민적 주체인을 형성하는 운동이기도 하다. 이러한 행동하는 시민을 형성하도록 돕고 민주적이고 참여적인 시민사회를 형성하는 데에 공헌하는 것이 교회와 NGO의 과제가 된다. 이는 생명 공동체로서 전인적, 전체적인 사회구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심리, 환경적인 전체적인 측면)을 요구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요구를 추동해내고 이루어 내는 기초세력과 그것을 취합해 내는 시민사회가 형성되어야 한다.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는 이제 자신을 되돌아보고 새롭게 거듭남으로 말미암아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제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