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발수도회

7세기 전에는 영성지도는 특정한 폐쇄 수도공동체에 속한 수도자들의 영성을 형성해주는 수단으로 사용되어왔다. 그러나 12세기 이래로 온누리를 수도원으로 생각하고 세속으로 뛰어든 공동체가 나타남으로서 영성지도의 모형도 변화를 겪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공동체로서 프란시스 수도회와 도미니크 수도회가 나타났다. 그들은 내면적인 성찰 뿐만 아니라 영혼을 돌보는 일 등 사도직 활동을 중요시 했다. 그들은 내면성찰과 일정한 행동규범을 안내해주는 회칙들을 가지고 있었다. 탁발수도회의 회칙이란 엄격한 권위의 산물이거나 규제를 위한 법적인 것이라기보다는 복음적인 실천을 권고하는 일종의 영성 안내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프란시스 수도회

프란시스는 기독교 역사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대한 복음서의 내용을 문자 그대로 재현해낸 가장 뛰어난 인물 중의 하나이다. 그에게 있어서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는다는 일차적인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가 지닌 덕을 본받는다든가 혹은 내면화한다는 데에 있지 않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문자 그대로 실존적인 삶 속에서 재현시키는 데에 있었다. 즉 참여적인 고난의 삶을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데 있어서 가장 본질적인 요소로 이해한 것이다. 그러므로 프란시스에 있어서 기독교의 실천적인 모습은 청빈 무력함 역사적인 예수님의 연약성 등이 특징을 이루고 있다.

프란시스 역시 다른 영성지도자들 처럼 순종을 강조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외적인 권위에 대한 복종의 요구가 아니고 복음서에 입각한 자유로운 개인적인 결단에 의해서 이루어진 자발적인 순종을 의미한다. 영성지도자와 수련자 사이는 권위로 묶어진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아니고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이다. 사막의 안토니 시대의 전통이 그랬던 것처럼 영적인 아버지란 자기 자신을 먼저 하나님의 뜻에 완전히 굴복시키고 똑같은 목적을 가지고 제자들을 인도하는 사람들을 의미했다.
기도와 말씀에 대한 묵상에 기초를 두면서 자신을 내어주신 성육신에 그 초점을 둘 때 자아에 대한 지식을 얻게 되는데 여기로부터 완전복종이 가능한 것이다.

프란시스의 수도규율에 따르면 영성지도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성서에 대한 관상적 반추를 하라.
2) 복음서가 직면한 상황들을 제자들에게 제시함으로서 도전을 받도록 한다.
3) 각 수도자들이 진정한 은혜의 역사를 식별하기 위해서 경험들을 나눈다.
4) 공적으로 사적으로 자문과 기도를 통해서 인도를 받는다.

이러한 프란시스회의 영성지도의 모델은 프란시스 자신의 구체적인 삶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기에 경험적일 수 밖에 없다. 프란시스회의 영성지도자는 효과적으로 하나님의 지혜와 성령의 인도하심에 익숙하게 되기 위해서 제자들에게 참된 자아을 발견하도록 지도하였다.

도미니크 수도회

도미니크 수도회의 영성지도 모범은 시에나의 카더린이다. 그녀는 영성지도를 요청하는 이들에게 과연 어떤 기준으로 어떤 지도를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것은 오직 예수님에 의해서만이 간단하게 해결된다. 진리를 듣고자 열망하고 진리를 향하여 자기 자신을 개방한 사람에 의해서 예수님이 주시는 지도를 받을 수가 있다.

하나님의 진리는 인간 지성의 눈에 비치는 빛 그 자체이다. 이 눈은 믿음에 의해서 열려지는데 이 빛은 세단계로 열린다.

1) 첫단계의 빛에 의해서 우리는 영적 여정을 시작한다. 이 빛에 의해서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성을 보게 되며 인간의 헛된 야망과 깊은 죄성 우리 안에 있는 육성과 영성의 투쟁 등을 인식하게 된다.
2) 두번째 단계는 순례자로서 지체지 않고 서둘러서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사람들에게 인식되어지는 단계이다. 이 단계는 두 단계의 수련을 포함하고 있다. 한편은 끊임없는 금욕수련을 통하여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향하여 진정한 자아를 열어 가는 것이다. 다른 한편의 수련은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서 허락된 삶의 시련과 겸손과 인내와 끈기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3) 세번째 단계로서 가장 밝은 믿음의 빛은 감사와 찬양으로 기꺼이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일 때 비치기 시작한다. 이렇게 될 때 모든 이기심은 사랑의 불꽃에 의해서 불태워지고 하나님과의 연합의 상태로 들어간다.
이러한 단계를 볼 때 우리는 카더린의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영성지도의 원칙이 무엇인지 인지하게 된다. 영성지도자의 우선적인 책임은 수련자가 기독교 믿음의 중심적인 진리의 가르침을 잘 따르고 있는가를 살피는 것이다.

카더린의 영성지도의 유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1) 판단하지 말라(마 7:1-5). 오직 성부 하나님만이 다른 사람의 영적 상태을 판단 할 수 있다.
2) 지도자는 수련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계속해서 기도해야 한다. 그래서 수련자들의 마음 상태와 느낌에 대해서 민감해야 한다.
3) 모든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서 각 개인이 자기 나름대로 독특한 길로 인도받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명백하게 잘못된 길로 인도되고 있다고 할 때 부성적인 가르침이 필요하지만 할 수 있는 만큼 개인의 독특성을 발견하고 인정해 주어야 한다.

카더린은 영성지도의 목표인 경건은 인간성에 대한 변환이지 결코 인간성에 대한 파괴가 아니다. 이 변환은 삼위일체 형상에 대한 회복을 의미한다. 믿음 소망 사랑을 통한 하나님과의 연합에서 그 절정을 이룬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의 가장 근원적인 영성지도의 원칙은 설교로 들은 복음서와 매일 묵상하는 복음서 외에 다른 아무 것이 없다라고 그녀는 주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