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성 요한은 아빌라의 테레사의 수도원 개혁운동에 함께 참여한 활동적인 사람이었지만 동시에 그의 선천적인 기질과 환경으로 인하여 매우 엄격한 관상생활을 하였던 수도자였다 그의 삶은 철저히 내면적으로 관상적이었다. 성 요한은 갈멜 수녀회의 개혁자로 알려진 아빌라의 테레사를 만나면서 그의 생애에 중요한 전기를 맞이한다. 그는 테레사의 개혁운동에 참여하게 되면서 완화 갈멜 수도원 측과 마찰을 빚음으로 똘레도 감옥에 갇힌다. 거기서 그는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인 번민이란 엄청난 시련 속에서 하나님의 부재를 체험하게 된다. 그 혹독한 시련 가운데서 십자가의 성 요한은 영적 성장의 신비를 경험한다. 그의 영성체험을 나타내는 핵심적인 단어인 캄캄한 밤은 바로 이러한 배경으로 부터 비롯되었다.
그가 하나님과의 일치해 가는 과정을 밤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영혼이 하나님께로의 영적인 여정을 나설 때에는 세상의 모든 욕정을 부정하고 끊어버려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 부정과 끊음은 인간의 감성에게는 밤과 같은 것이다.
2)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방법은 믿음밖에 없다 . 이 믿음은 이성에 비추어 볼 때 어두운 밤과 같은 것이다.
3) 하나님과 일치하는 그 종착점은 너무나 찬란하기에 우리 영혼에게는 가히 어두움일 뿐이다. 즉 첫째가 감각의 밤으로 초경의 밤에 비유하고 둘째는 이성의 밤으로서 칠흑과 같은 한밤중에 비유되고 세째는 영의 밤으로서 햇빛을 맞이하는 새벽의 밤이다.
십자가의 성 요한의 영성지도 핵심단어는 밤이다. 밤은 영성생활의 정화의 과정이요 하나님과의 일치를 향한 영혼의 길이다. 영혼이 하나님을 더 가까이 할 수록 약한 탓으로 캄캄한 어둠을 더 느끼고 어둠은 더 깊어지는 것이요 태양에 바싹 가까이 하는 자가 제 눈의 약함과 부정 탓으로 엄청난 빛을 감당 못하여 아찔 캄캄해지는 것과 같다. 하물며 무한량한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빛은 인간 자연 본성의 이성을 초월하고 가까이 할 수록 장님이 되고 어두워지는 것이다.
십자가의 성 요한의 밤은 무지나 죄로부터의 정화의 부족 상태이며 하나님의 찬란한 빛을 감당할 수 없는 인간의 연약한 상태를 말한다. 인간은 전부를 얻기 위해서 무에 이르고자 하는 투쟁을 해야 한다. 전부이신 하나님을 얻고자 영혼 자신을 무로 돌리는 과정이 바로 스스로 밤으로 들어가는 투쟁이요 십자가의 성 요한이 지향하는 영성수련이다.
갈멜수도회
